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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창작과비평 제3장] '청년마케팅'의 딜레마

Seoyeon Nam 2021. 4. 4. 23:28

지금 청년은 개념적으로 너덜너덜하고 소진되어버렸는데

이들을 약자로 대상화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구조적인 어려움을 제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 김주온

 

 

빈곤마케팅이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흔히 '빈곤포르노'라고 사용되고 있는 이 용어는 단순히 빈곤의 실태와 사실을 나타내는 것을 넘어

'가난'이라는 상태를 자극적으로 연출하여 동정심을 이끌어내는 것을 뜻한다. 

 

위 김주온씨의 발화 내용을 읽으며 '청년'이라는 주제가

빈곤마케팅과 비슷한 딜레마적 상황에 놓여 있다고 느꼈다. 

 

 

컵라면으로 연명하는 '불쌍한' 청년들과 '공생하자'는 메시지가 너무 권위적이라고 느껴졌거든요.

청년이 편의적으로 해석될수록 그 안의 진짜 문제는 희석되고 사회적인 이미지만 남겠다는 우려가 생겨납니다.

- 이진혁

 

현시대의 청년을 우리는 흔히 'n포 세대', '불쌍한' 등의 수식어와 함께 언급하고는 한다.

김주온씨와 이진혁씨는 이를 잘못된 청년의 이미지 소비라고 본다.

청년들이 마주한 치열한 삶과 미래에 대한 비관성을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사회적 정의의 오류를 우려하고 경계하는 것이다.

 

청년은 그저 '불쌍한' 존재인가?

청년의 평균적인 여건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면

그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도움을 받아야 할 불쌍한 존재'로 소비되어도 괜찮은가?

 

김주온씨는 청년의 약자성이 강조되는 것이 아니라

'청년이 온전한 개인이자 동등한 시민으로 공적 영역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빈곤마케팅과 같은 맥락에서 볼 때 화자의 문제의식은

충분히 논의 가치가 있으며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던져준다. 

하지만 이러한 이상적인 과정으로 청년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여전히 남아있다.

어디까지가 청년의 이미지를 자극적으로 소비하는 '청년마케팅'의 폐해로 이어질 것이며,

어디까지가 적절하게 청년들의 현 상황을 호소력 있게 전달하여 실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위와 같은 기사, 혹은 다양한 매체와 논의들을 바라볼 때

쉽사리 그것을 '청년마케팅이다' 와

'아니다, 필요한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이야기했을 뿐이다'로 나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는 이 대화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시각들과 문제점들을

충분히 논의해봐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회 현상, 그리고 사회문제들을 이분법적으로,

흔히 말해 '기다 아니다'로 나눌 순 없다.

다양한 시각에서 나오는 다양한 논의들을 충분히 듣고, 생각하고, 토론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더 공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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